감독들이 생각하는 감리교회 현안
우리 신문은 지난 265호부터 276호까지 제25회 총회에서 선출되어 취임한 새 감독들로부터 연회의 운영에 대한 구상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특집호 지면을 통해서 연회운영은 그동안 감독들 제시한 정책방향대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각 연회의 특성과 실정에 따라 강조점과 차이점이 조금씩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감리교회의 현안에 대해서 감독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통일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감독들이 생각하는 감리교회의 중요한 현안은 3백만전도운동과 감독선거제도개선, 미자립교회 지원 및 자립방안, 은급제도와 교역자 수급제도 개선문제와 학연문제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감독들이 생각하는 이러한 오늘 감리교회의 현안 가운데서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는 감독선거제도와 미자립교회 자립문제를 정리해 본다.
● 감독선거제도
감리회공동체가 어떻게 단결된 힘을 감독들에게 밀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감독회의 전경(자료사진)
어느 감독은 “감독선거제도와 관련해서 감리교회는 이제 올 때까지 왔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 감리교회는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기로에 선 감리회는 이제 비상구를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감독선거가 이대로 가면 우리 감리교회는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감독도 있었다.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현행감독선거에 대해서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는 점은 이 문제가 정말 마지노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선거제도는 감리교회의 최고지도력의 권위와 도덕적 순결성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의 권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있고, 특별히 건강한 상식을 가진 많은 목회자들은 감독선거제도를 보면서 낙심하고 상처를 받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감독선거제도 만큼은 반드시 바꾸겠다는 감독들의 하나같은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10월 입법의회를 앞두고 어떻게 이런 의지들이 가시화 될 것인지 기대되고, 아울러 감리회공동체가 감독들의 의지에 확고하게 단결된 힘을 어떻게 밀어 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감독선거제도에 대해서는 감독들뿐만 아니라 목회자들과 평신도들까지 그 문제점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또 제도개선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선거제도를 개선하는 문제가 쉽지 않은 이유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도를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최근 장로교 합동측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비뽑기선거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교회지도력을 세우는 과정의 도덕성을 담보하는 확실한 방안이긴 하지만 흔쾌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감리교회의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제23회 입법의회에서 장로교회보다 먼저 제비뽑기선거제도를 도입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제도가 한번도 시행되지 못하고 임시입법의회를 열어 현행투표제도로 다시 환원되고 말았다.
이러한 지난 경험을 통해서 보면 감독제도개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차기 유력한 감독후보들의 기득권이 그대로 보장되는지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이번 회기중에 감독선거제도를 분명하게 개선하되 그 시행을 몇 텀 뒤부터 시행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다. 유력한 차기 감독후보들의 반발도 막아내면서 제도도 개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수가 되기 때문이다
감독선거제도와 관련해서 김감독회장도 다가오는 10월 입법의회에서 이 제도만큼은 반드시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감독들 또한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의지 또한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전면적으로 법을 다 고치기 보다는 몇 가지 중요한 사안들만 개정안을 상정하여 반드시 통과되도록 하겠다는 입법의회에 대한 전략적인 입장까지 감독들이 밝히고 있다.
또 감독선거제도 개선문제와 관련해서 지적해야할 중요한 점은 장정개정위원회에 감독들이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제도개혁에 대한 감독들의 의지가 확고하나 제도개혁안의 입법의회 상정권한은 장정개정위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개위가 감독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면 다행이나 감독들의 생각과 다르게 개정안을 만들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점에 대해서 어느 감독은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을 전담하는 장정개정위원회에 왜 현직감독이 들어가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반드시 장개위에는 감독회장이나 현직감독들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순리와 상식에 맞다.
감리교회의 운영을 책임진 현재 감독회장과 감독들의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장개위에 현직감독들이 참여하여 장정개정안을 그렇게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현직감독들이 참여할 수 없는 점은 크게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그동안 간과되어져왔던 문제에 대한 이유있는 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감리회공동체가 향후 장개위 활동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남재영 부장 veritas@gamly.com
입력 : 2003년 02월 20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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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가 금권선거 대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