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선거로 혼란한 신길교회
교인들 반발…당분간 대립 불가피할 듯
입력 : 2006년 09월 07일 (목) 18:12:43 / 최종편집 : 2006년 09월 07일 (목) 18:12:43 [조회수 : 2182] 이승규 ( hanseij )
▲ 신길교회가 지난해 실시한 장로 선거의 후유증을 아직까지 앓고 있다. 교인들은 당회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헌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신길교회(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신웅 목사)가 2005년 실시한 장로 선거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교인들은 이신웅 목사가 자신의 뜻에 맞는 교인을 장로로 세우기 위해 자격도 안 되는 교인을 후보로 내세워 교회에 분란을 야기했다며 이 목사를 압박했다. 이에 이 목사는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장로가 당회의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사회법에 고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신길교회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로 선거가 혼란의 원인
신길교회의 혼란은 200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교회는 지난해 11월 20일 장로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인사당회를 열었다. 이 목사는 30명의 안수집사를 장로 후보로 당회에 추천했다. 당회원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투표했다. 장로 한 명이 모두 6명의 후보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6명이 선출됐다. 이들은 매년 12월에 열리는 사무총회에서 전체 교인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으면 장로가 된다.
그런데 이들 6명을 선출하는 과정을 두고 말이 나왔다. 장로 선거에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들은 이들 6명을 선출하기 위해 이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들이 사전에 모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회가 열리기 전 일부 장로들이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계획을 짰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근거로 투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강 아무개 장로에 따르면, 투표가 끝난 직후 투표 용지를 검표한 결과 장로 후보로 선출된 6명에게만 표를 던진 투표 용지가 9장이나 발견됐다. 교인들은 사전 모의가 아니고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은 선거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로 후보를 선출하는데, 당회원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함에도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일부 장로들이 후보자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투표를 늦추자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투표에 걸린 시간이 10여 분에 불과했다.
또 확률적으로 봤을 때 30명 중 6명까지 기표할 수 있는 투표에서 단 한 번의 투표로 3분의 2를 득표한 사람이 나오기란 힘들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날 투표에는 한 번만에 3분의 2를(14표) 득표한 사람이 세 명이나 나왔다.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들은 "14표를 얻은 장로 후보들은 이 목사가 심정적으로 지지한 사람들이다"고 주장했다.
법대로라면 14표를 얻은 교인 3명만 장로 후보가 되어야 하지만, 13표와 12표를 얻은 교인 3명도 후보가 됐다. 일부 장로들이 반발했지만, 6명은 당회에서 장로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그리고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사무총회가 열렸다. 그러나 당회가 추천한 후보는 모두 떨어졌다. 6명 중 2명은 이혼 등의 결격 사유가 있었다는 게 교인들의 주장이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 일부 교인들이 당회의 부정 추천 의혹 등을 이 목사에게 질문했으나, 이 목사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선거 결과를 수용할 뜻을 비췄다. 문제는 여기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2006년 2월 이신웅 목사를 포함한 일부 장로들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이정익 목사) 헌법연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면서 문제는 커졌다.
당회가 유권해석을 의뢰한 내용은 △무기명 비밀투표가 사전에 모의한 담합 투표라고 볼 수 있는지 △후보자 6명이 단 한 번에 찬성표를 받았다고 해서 몰표로 투표했다고 볼 수 있는지 △기권한 사람이 검표를 해도 되는지, 당회의 허락 없이 아무나 검표를 해도 되는지 등 모두 다섯 가지다. 총회 헌법연구위원회는 4월 3일 답변을 보내 위의 질문은 헌법 유권 해석 사항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신길교회 당회는 4월 9일 총회 헌법연구위원회에 다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위와 비슷한 질문을 단어와 순서만 바꿔 다시 한 것이다. 결국 헌법위원회는 6월 답변을 보내 6명에게 9명이 투표한 것은 몰표가 아니며, 사전 모의도 아니라는 해석을 내렸다.
이 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장로들은 이를 근거로 맹 장로와 강 장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 두 장로가 장로 후보를 선출하는 당회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계속 지적했고, 사무총회에서도 당회의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해 교회의 혼란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인들은 이같은 당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회가 맹 장로와 강 장로를 징계하기 위해 두 번이나 무리하게 총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반박했다. 또 사실상 같은 내용을 두 번이나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했다.
교인들, "장로 후보 부정 추천 의혹부터 해명해라"
▲ 신길교회 교인 460여 명은 장로 후보 부정 추천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작성했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사무총회에서 장로 후보 전원 낙선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오자 교인들은 당회에 책임을 물었다. 안수집사회는 올해 1월 '당회의 개혁을 위한 제안서'를 통해 △인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의 확립 △재정의 투명성 확보 △투명한 당회의 운영 등을 요구했다. 또 인사당회에서 발생한 의혹들을 제기하며 당회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는 일부 권사들과 집사들도 동조했다.
당회는 이런 교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교인들은 당회가 아무런 답이 없자 2006년 5월 인터넷에 '신길광장'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신길교회의 개혁을 위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올라온 글 등을 근거로 당회는 교인 10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교인들은 일단 이 목사를 비롯한 당회가 교인들 앞에서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신길교회의 개혁을 위한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회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며 "지금은 뭐라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이라도 그 사람들(문제를 야기하는 사람들을 지칭)이 잘못을 구한다면 언제든지 용서할 수 있다"고 했다. 자세한 인터뷰를 위해 면담을 요청하자 그는 "워낙 바쁘다"며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당회에서 한번 논의는 해보겠다"고 했다.
* <뉴스앤조이>는 이 목사와 신길교회 당회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반론을 여과 없이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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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장 선출로 잡음 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