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목사의 침묵, 안타깝다"
이광선 목사 인터뷰, "금권 선거에 연루된 전 대표회장들 참회하길"
입력 : 2011년 03월 17일 (목) 08:27:51 [조회수 : 567] 김은실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 금권 선거를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을 지낸 이광선 목사의 금권 선거 고백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한기총의 금권 선거가 사실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이 목사의 고백 이후 돈을 받은 목사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지는 한편, 한기총의 금권 선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동시에 제17대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을 둘러싼 갈등이 금권 선거 폭로라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광선 목사가 대책위원장으로 있는 한국교회와한기총개혁을위한범대책위원회(범대위)가 길자연 목사를 상대로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과 직무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결정문에서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이 무효라는 판단을 내린 가운데, 길 목사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앞으로 양측의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3월 12일과 이에 대한 결정문이 발표된 3월 15일 양일간 서울 신당동 신일교회에서 이광선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이광선 목사와 일문일답이다.
한기총의 금권 선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굳이 이 시점에 금권 선거를 고백한 이유가 있나.
▲ 이광선 목사는 "한국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5명이 먼저 참회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환자의 상처가 심하게 곪아 수술하지 않으면 죽는 상황일 때 의사는 망설이지 않고 환자를 수술한다. 나는 한기총의 곪은 상처를 드러내고 고름을 짜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 선거에 처음 출마한 2003년부터 한기총의 금권 선거가 시작됐다. 그 뒤로 7년, 8년이 지나면서 금권 선거는 더욱 심각해졌고 돈을 돌린 사람들은 이를 감추고 지냈다. 한기총이 타락하면 한국교회가 썩는다. 한국교회가 썩으면 사회도 썩는다. 개신교와 사회를 위해 한기총을 수술할 때라고 생각했다.
상처를 드러내야 한다는 말은 한기총이 잘못을 고백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길자연 목사 역시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 길 목사에게 돈을 받아 돌린 사람으로 지목된 홍재철 목사는 금품 살포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내가 참회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성령이 도우셔야 사람들이 참회를 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길 목사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했는데도 길 목사 본인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홍 목사가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하나의 전술에 불과하다. 양심선언은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사실이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아닐까.
범대위 측에도 돈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범대위도 양심선언을 해야 하지 않을까.
금권 선거 타파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금권 선거를 했다고 인정한 셈이다. 나를 비롯한 범대위 사람들은 금권 선거에 연루되었던 죄인들이지 의인이 아니다. 뒤늦게 금권 선거가 잘못이라는 깨우침을 얻고 한기총 개혁을 위해 마음을 모은 것뿐이다. 우리에게 회개의 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번 금권 선거 외에도 불륜이나 교회 재정 횡령 등, 개신교의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병든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거룩하게 살아가고 있다. 5만 명의 목회자들 역시 희생적인 삶을 살며 목회하고 있다. 목회자들 중에 개신교를 어지럽히는 사람은 많아 봐야 50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인 사람들 즉, 도려내야 할 환부인 사람은 5명이다. 나를 포함한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늙은 지도자 5명이 나쁜 짓을 해서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다. 이 5명부터 스스로 뉘우쳐야 한다. 특히 김화경 목사가 양심선언을 요구한 명예회장들(박종순·이용규·엄신형 목사)은 입 벌리거나 설치지 말고 그저 조용히 골방에서 참회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나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나니 마음이 평안하다. 대표회장을 지낸 이들이 여러 가지 자기 논리로 죄를 가린다 하더라도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 3월 15일 한기총 범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길자연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은 무표라는 법원의 판단을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기총이 환부를 도려내면 개혁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한기총은 자정 능력을 상실했으므로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기총 해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한기총 해체를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기총이 자정을 통해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체를 주장하는 것이다. 한기총은 반드시 자력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기총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이 스스로만 옳다고 생각하면 반쪽 개혁으로 끝난다. 또 자칫하면 개혁의 이름 아래 세력 확장을 한다고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길 목사와 갈등은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갔다.
어떤 갈등이든 서로 대화하고 이야기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나와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주변의 도움으로 몇 번 만나려고 했다. 여러 번 대화를 시도했으나 그럴 때마다 내가 바람맞았다. 단체 차원에서의 대화도, 개인적인 만남도 모두 거절당했다. 대화를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기총에는 법을 집행하는 기구가 없으므로 법원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실정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3월 15일 범대위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은 무효라고 판결한 내용을 발표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한기총 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많은 논의를 할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하는 개혁안을 만들고 싶다. 길자연 목사 측도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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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96회 총회, 성직자 윤리실천강령 제정을 위한 헌의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