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에게 지지보낸 서울연회
최형근 목사, 부담금 납부를 거부한 이유 “변하지 않으면 감리회도 침몰하게 될 것
입력 : 2014년 04월 24일 (목) 17:28:44 / 최종편집 : 2014년 04월 26일 (토) 04:58:39 [조회수 : 3466] 심자득webmaster@dangdangnews.com
“성령이 불타는 서울연회”를 주제로 34회 서울연회가 최근 새성전을 지은 왕십리의 꽃재교회(김성복)에서 24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회원 1,639여명 중 1,620명이 등록하여 개회됐다.
서울연회는 13개지방, 396개 교회와 1,083명의 교역자, 1,400여명의 장로, 그리고 255,125명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재정수입은 1,555억원 이었다. 반면 지출은 1570억이어서 약 86억여원의 적자를 보았다. 수입중 선교비 지출은 약 100억원이었다. 이번 서울연회에서 38명이 목사안수를 받으며 10명의 교역자가 은퇴한다.
▲ 성찬예식
부담금 납부를 거부한 이유 “변하지 않으면 감리회도 침몰하게 될 것이기 때문”
첫날 회무가 끝날 즈음 김영헌 감독이 오전에 중단된 부담금 관련 발언을 하게 하겠다며 당사자인 최형근 목사(중구용산지방 한마음교회)를 불러냈다. 최형근 목사는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아 연회회원권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
최형근 목사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총실위 현장에서 금권선거방지와 총대제도 개혁을 외치며 교우들과 함께 기도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어 11월에는 ‘감리교회에 드리는 편지’를 통해 “지금의 감독제도, 선거제도 그리고 총대제도가 계속되는 한 모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선언하고는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부담금 납부거부 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중구용산지방 감리사가 개회를 위한 회원점명 순서에서 발언권을 얻어 밝힌 바에 의하면 ‘최형근 목사가 부담금을 통장에 넣어 자신에게 맡기기만 할 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이 경우 회원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물으며 선처를 호소했다.
다른 지방의 한 감리사는 최목사가 선교에 매우 힘쓰는 목회자이자 감리회 개혁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라고 소개하고는 최목사의 행동에는 분명히 목적이 있을 것이므로 들어나 보자는 변론을 펴기도 했었다.
이 문제가 잠간 논란이 되었으나 개회부터 하고 나서 논의해 보자는 의견에 따라 미루어 지다가 첫날 정회 직전 발언을 허락 받으며 논의가 재점화 된 것이다.
최형근 목사가 다소 희한한 방법으로 부담금 납부문제를 처리했지만 그가 미리 준비하여 발표한 ‘서울 연회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이번 기행이 그의 감리회 개혁의지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최형근 목사(한마음교회)가 '서울 연회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 있다
발언에 나선 최목사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 감리교회의 모습을 본다”고 말문을 열면서 “온갖 비리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듯이 감리회도 감독회장 자리를 놓고 학연, 인맥, 금품으로 유래없이 망가져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아무리 합법적으로 개혁을 하려해도 지금 감리교 구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를 ‘총대제도’에서 찾았다. 한번 총대가 되면 무덤에 갈 때까지 총대이고 한번 움켜쥐면 스스로는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목사는 ‘감독회장’이라는 탐욕의 자리를 없애고 ‘감독협의회 의장 정도로 수정해서 절대 권력을 피해야 할 것과, 편가르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선거제도를 민주절차와 제비뽑기의 혼합한 형태로 바꾸어야 하며 총대가 되는 횟수를 제한해야 할 것’ 등을 주장했다.
결국 최형근 목사가 부담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까지 얻고자 한 것은 위와 같이 '감리회 개혁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귀결된 모양새다. 찾지도 못할 통장에 부담금을 입금하여 맞긴 것 또한 '쟁점화'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형근 목사의 5분여 발언 동안 회의장은 비장함으로 숙연했으며 어느 부분하나 반박할 틈이 없어 보였다. 발언이 끝났을 때 연회원들의 박수소리가 오래 이어졌고 일부는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부담금을 의도적으로 내지 않은 '불법자'에게 지지를 보낸 것이다.
김영헌 감독도 최목사의 발언을 끝까지 경청하고는 “최목사의 제도개혁안이 건의안으로 올라갔다고 들었다”고 했으나 최목사는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으므로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만장일치 거부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김영헌 감독은 “다시 알아보시라”고 주문한 뒤 “최형근 목사의 제안이 감리회 미래의 틀을 바꾸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그러나 연회차원의 어떤 결의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래는 최형근 목사의 이날 발언 전문이다.
서울 연회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 -최형근
온 나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꽃 봉우리를 접어야 했던 아이들은 우리가 만든 사회의 희생양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숨겨져 있겠지만 출항부터 침몰까지의 과정이 드러나면서 온갖 비리가 관행처럼 행해졌음을 봅니다. 그렇게 항해하는 세월호는 시간이 문제지 결국은 언젠가는 침몰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감리교회의 모습을 봅니다. 가슴 아프게도 지난 수년간 우리 감리교회는 안과 밖으로 수십 건의 소송에 휘말려 왔습니다.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감리교 안에서의 중요한 판결과 해석, 그리고 행정 절차의 대부분은 사회법에서 뒤집어지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감리교회의 재판과 장정해석 그리고 행정적 판단들이 장정을 만든 법정신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학연과 인맥을 근거로 한 아전인수의 정치적 해석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리교회의 영적 지도자라는 감독회장, 감독선거를 하면서 학연이나 인맥이 등장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감독회장 자리를 놓고 이렇게 학연으로 인맥으로 그리고 금품으로 유래 없이 망가져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영적지도자의 자리라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이고 실상은 권력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감독회장이라는 막강한 권력의 자리가 목회자의 양심을 버리고 학연과 인맥 그리고 금품을 뿌려서라도 얻을 만큼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감리교 목회자의 절반이 기초 생활비도 보장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감독회장 자리는 당연직으로 맡게 되는 이사장 월급까지 합치면 월 수령액이 이천 오백만원 가까이 됩니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연회 감독선거도 학연과 인맥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선거가 시작되면 각 후보들은 모든 총대의 명단을 놓고 가장 먼저 편 가르기부터 시작합니다. 학연과 선교회 서클을 중심으로 편을 가르고 선거를 시작합니다. 이제 감리교에는 복음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았습니다. 형제 사랑은 사라지고 학연과 인맥만 남았습니다. 개교회에서 여선교회나 남선교회가 이렇게 선거를 해서 회장을 뽑는다면 이것을 방치할 목사나 장로는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연회와 총회에서 영적 지도자를 뽑는다고 하면서 편 가르기와 금품 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입니다.
가슴 아프게도 아무리 합법적으로 개혁을 하려해도 지금 감리교 구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한 번 총대가 되면 무덤에 갈 때가지 총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 움켜 쥔 권력을 스스로는 내려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연에 의한 교회 분열, 금품에 의한 양심의 부패, 그리고 권력을 향한 줄서기를 우리가 지금 바로잡지 않는다면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은 감리교회도 침몰하게 될 것입니다.
감독회장이라는 자리는 사람이 만든 최고 권력을 향한 탐욕의 자리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제 권력 다툼을 멈춰야 합니다. 감독회장의 자리는 감독 협의회 의장 정도로 수정해서 절대 권력을 피해야합니다. 또한 필연적으로 학연 싸움으로 가서 분열할 수밖에 없는 선거제도는 민주적인 절차와 제비뽑기를 혼합한 형태로 고쳐야 합니다. 총대제도도 평생 총대가 아니라 총 횟수를 제한해야 합니다.
우리는 학연과 인맥, 그리고 탐욕을 내려놓고 수년간 계속 된 감리교 사태를 바라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심정을 느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심정 속에서 우리의 모습과 감리교의 모습을 보어야 합니다. 감리교를 만든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감리교회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 단지 감리교 정신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지금 가장 소중한 감리교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정 안에서 그것을 회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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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 지어다. 본문요한복음 20:1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