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의 조각글]목사라는 이름도 세탁했으면
[2007-02-01 15:41]
▲유니온교회 이정근 목사
벌써 27년 전 일이네요. 제 학교 동창생 친구가 제가 목사로 안수 받게 된다는 말을 듣고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축하한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오히려 목사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저를 설득했습니다. 그 친구도 교회의 집사였습니다.
"그래, 목사 되지 말라고 만류하는 이유가 뭔데?" "목사의 값이 별로 좋지 않으니까 그렇지" "값이 얼마나 나가는데?" "개 값이지 뭐. 듣기 좀 거북하겠지만..."
그런 대화가 있었습니다. 그 때 더 대꾸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개 값이라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품종이 좋은 개는 값이 제법 많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목사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거지 취급을 받게 되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왕 대접을 받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허지만 교회 집사인 친구에게조차 '개'자가 붙은 말을 들으니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았습니다.
'그렇다. 목사의 값이 개값이라면 나라도 잘 해서 소값이라도 받도록 하자' 그 때 그런 결심을 했었습니다.
요즈음 목사의 이름값이 얼마나 갈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교회들이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그 중심에는 항상 목사가 서 있고, 그래서 반대파로부터는 별의 별 모함과 모욕을 다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목사의 이름을 개 값 정도가 아니라 굼벵이 값도 안 쳐 주는 성도들이 큰 교회 작은 교회 할 것 없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진흙탕 싸움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남가주목사협이라는 단체가 서로 자기가 회장이라며 두 목사가 취임식을 가졌다고 합니다. 목사협이라면 역사성도 꽤 있는 단체인데 어쩌자고 감투싸움을 해서 목사값을 쓰레기값으로 떨어뜨린다는 말입니까? 목사 이름이 더러워지면 깨끗이 세탁해 놓아야 할 사람들이 바로 그 단체 회장들 아니던가요.
그 사람들도 목사로 안수 받을 때에는 예수님 같은 ‘선한 목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목사회원의 자질향상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창설된 목사협을 이 지경으로 부수어 놓아서야 도무지 말이 됩니까? 두 사람이 합의해서 공동회장체제로 운영할 수도 있는 건데요.
두 회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제발 가족들에게 부끄럽고 신자들에게 창피한 일 그만 하세요. 예수님 통곡하시는 소리도 들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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