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총회뉴스] 제비뽑기 제도 '재신임'
금권선거 우려 반영, 직선제 복귀 안건 부결
2007년 09월 13일 (목) 22:24:39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총회 선거에서 제비뽑기 제도를 폐지하고 직선제로 돌리자는 제안은 시기상조였다.
직선제를 주장하는 총대들이 제비뽑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으나, 대부분 총대들은 금권 타락 선거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제비뽑기 뿐이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직선제 건은 셋째날 저녁시간 정치부 보고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보고됐다. 정치부 서기는 선거직선제를 주장하는 각 노회들의 헌의안에 대해 "전문부서 해당자(총신대 운영이사장, GMS 이사장, 기독신문 이사장 및 사장)는 직선제로 하고 총회 임원 및 상비부장은 연구위원(부정선거방지 및 금권선거방지)을 두어 연구해서 총회에 보고하기로 함이 가한 줄 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초반 직선제가 힘을 받는듯 하다가 시간이 가면서 제비뽑기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총대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직선제로 돌아가면 다시 돈선거가 되어 총회의 명예가 더렵혀진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영우 목사(충청노회)는
△직선제를 해야만 총신대 GMS 신문사 같은 전문부서에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들어갈 수 있다
△총회 지도부가 강해질 수 있다
△금권선거 우려는 강력한 지도부를 통해 강경하게 제재를 가하면 된다면서 직선제를 주장했다. 그러나 총대들의 의견은 비관적이었다. 한 총대는 "여기 있는 분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되기 전에는 금권선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냉소하기도 했다. 또 총대들은 타교단들이 총회의 제비뽑기를 따르고 있는 추세가 있으며, 지난 7년간의 제비뽑기로 총회가 순수성을 유지한 장점이 있었다면서 시기상조론을 주장했다.
직선제를 주장하는 이들은 비록 숫자는 작았으나 나름대로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세를 좌우한 것은 이번에도 역시 김용실 총회장의 소신이었다. 김 총회장은 "제비뽑기는 타교단이 부러워하는 바이며 제비뽑기를 포기하면 돈에 휘말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총회장의 지지성 발언이 있고 난 뒤 제비뽑기 찬성 총대들의 발언은 점점 힘을 얻어갔다. 또 발언을 할 때마다 좌중의 총대들은 "옳소"를 연호하거나 박수를 치면서 제비뽑기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였다.
총회장은 찬반양론을 충분히 듣고 난 뒤 이번에도 현장에서 거수로 전 총대들의 의견을 묻는 방법을 택했다. 거수 전까지 찬반양론이 비등한 것 같았지만 막상 손을 들어 표시했을 때 거의 대부분이 제비뽑기 유지에 찬성했으며 직선제를 찬성한 이들은 매우 적었다. 제비뽑기 제도가 혹 세련되지 않은 것 같아도 돈 선거에 휘둘리는 총회의 모습은 차마 볼 수 없다는 총대들의 순수한 염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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