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총회를 마치고
이경원 목사(혜성교회)
2007년 09월 18일 (화) 14:35:35 기독신문 ekd@kidok.com
제92회 총회가 은혜 중에 종료되었다. 다른 해에 비하여 교단의 중요한 난제들을 풀어낸 총회였다고 총평을 할 수 있다.
주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
총회장의 취임사에서 늘상 사용하던 ‘장자 교단’ ‘장자 총회’라는 용어가 발견되지 않은 점이다. 구호보다 장자답게 처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실 신임 총회장에 대하여 일부 인사들의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김 총회장의 재치, 기동성, 유머, 어려운 상황을 회원에게 묻는 태도, 찬반의 토의, 중대한 사안의 처리 능력 등에서 거의 흠잡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더 구체적인 행정 처리에 대한 리더십을 보여 주어야 할 때 온 것이다.
김 총회장은 회의 진행 결과에 대하여 결코 자만하지 않기를 주문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이번 총회는 세칭 교단의 개혁 중심 세력과 기존의 정치 중심 세력간에 대화합과 일치로 나아가 교단 내 문제에 대하여 대립적 구도를 떨쳐 버리고 일치 단합된 자세와 미래를 향한 건강한 의식의 연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매 사건마다 서로 대립하면 아무리 훌륭한 지도력을 가진 의장이라 할지라도 명사회자가 될 수 없다. 이런 일은 새로운 교단 내 새 리더십 그룹 창출이란 측면에서 감사한 일이다.
6년 동안 말썽 많았던 은급재단의 납골당 불법 부정 대출 및 과다 대출 사건에 대하여 총회는 이사장을 제외한 14명 전원 사퇴라는 강수를 결정했다. 그동안 한 푼이라도 채권을 회수하려고 노력하고 애쓴 실무자들의 노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다. 재단 법인 은재의 이사들을 어떻게 교체할 것이며, 최 권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지혜를 모아 처리해야 한다.
대회제를 유보 쪽으로 결정한 것은 교단 앞날을 걱정하는 차원의 결정이라 생각된다. 대회제 실시 쪽으로 가려면 선장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총대들의 의지가 모아진 것으로 보아야 하며, 제90회 교단 합동시 합의 내용에 당시 관계자들의 대회제 각론 부분에 미숙함이 드러난 셈이 되고만 결과다.
기독신문 이사장에 대한 처리 역시 모든 시비를 잠재울 수 있도록 오임종 장로에 대한 이사장 확인 결의가 총회 현장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으로는 제90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행정이 국가의 법률적 판단으로도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는 판단이 나온 셈이 된 것이다. 총회의 선관위는 엄정 중립으로 매끄럽게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선관위 업무는 지난해의 잔무가 있을시 그것을 맡아 처리하는 것이 옳은 일로 사료된다.
제비뽑기와 직선제에 관한 처리에서 총회장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많이 이입시킨 결과적 요소가 있어 보여 이 점 또한 총회장의 지나친 월권적 사회로 지적하고 싶다. 우리 총회는 공화, 대의, 민주, 직선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제비뽑기는 헌법을 잠정하고 실시하는 한시적 제도이지 영구적 제도가 아니다. 한시적 제도를 고집하는 것은 조금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교단 헌법대로 교정을 이끌지 못하는 것은 이 시대의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희년을 맞아 내년 총회가 제주도에서 열리게 된다. 공교롭게도 우리와 통합측이 한 장소에서 총회를 하게 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총회장의 활동 범위의 대 논란에 대하여 선배들의 염려하심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며, 신학적 기준을 범하는 식의 연합 활동은 경계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연합활동에 위축 당할 필요도 없다.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 교회 전체를 포용하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새 가족들이 들어온 지 3년째를 맞는 해이다. 우리는 새 가족들의 교단 내 정착에 따른 다소 불편함과 함께 융화되지 못한 부분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새 가족들의 요구가 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에 있어 너무 서운하고 상한 감정이 있다면 서로 잊고 더 큰 틀의 교단적 정서에 익숙할 수 있도록 피차 노력해야 한다.
이번 총회는 화합과 일치를 다소 실천한 총회였다고 분명 말할 수 있다. 우리 총회는 일인 지도 체제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과거 교단 정치 형태를 보면 일인 체제 시절이 많았다. 이제는 집단 지도 체제로 나아가면서 특정 지역의 우위 의식이 작용해서는 역시 안 되는 것이다.
총회는 정책 총회가 되어야 한다. 정책은 음악에 있어 작곡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노래를 잘하는 성악가나 연주자 일지라도 작곡이 잘못된 악보를 가지고는 최상의 노래와 연주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제 정책 교단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강한 총회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을 하는 그룹이 꼭 필요하다. 디자인은 높은 수준의 종합적인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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