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사순절 동안 금식해보실래요?
입력 : 2008년 03월 11일 (화) 16:40:05 [조회수 : 2169] 김재일 ( ever88 )
사순절은 부활절 전의 40일간을 말합니다. 원시 교회에서는 부활 주일 전에 특별한 금식의 규정이 있었던 것 같지 않지만, 동양의 수도자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초대 교회 때부터 부활절 전에 주님의 고난을 추체험(追體驗)하는 금식을 하는 전통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독교가 국교화되고 교회 내부에서의 안일과 타락이 나타나면서부터는 그에 대한 반성과 반발로 수도자들에 의해서 사순절을 지켜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과 순결과 청빈의 삶을 그 과제로 삼은 수도자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해가 떠 있는 이슬람의 라마단과는 달리, 절대 복종과 헌신을 재다짐하는 의미로 46일간 물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그렇게 오래 금식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것은 모세와 예수님과 같은 특별한 분들이 하는 것이지 않은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제가 번역한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의 원저인 <Fasting & Eating for Health>를 읽으면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40일 정도는 금식을 할 충분한 영양을 몸에 비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의 저자인 조엘 펄먼 박사는 미국 아이스하키 팀 국가 선수였는데, 다리 부상으로 미국 올림픽 위원회가 추천한 최고의 병원에서 1년 동안 통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낫지를 않자 미국 택사스에 있는 금식과 자연식과 운동을 통한 치유 센터인, 셀턴 박사가 운영하는 헬스스쿨에서 46일을 금식을 통하여 완치를 경험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번역하면서 그동안 일반적으로 하는 금식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그리고 금식의 놀라운 치유 효과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금식은 신앙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하나님께서 인간을 치유하시기 위한 만드신 창조 질서의 한 법칙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펄먼 박사는 “사람이나 동물은 몸이 안 좋으면 식욕이 없어지는데, 이것은 인체 스스로가 일종의 금식을 요구하는 것이고, 금식을 통하여 인체의 대사 과정에 쓰이는 모든 에너지를 치유에 집중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물들은 몸이 아프면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고 따스한 곳에서 쉬면서 몸을 회복시키지만, 인간들만이 약을 먹기 위해서 오히려 식사를 강제로 먹습니다. 이는 인간의 지식이 창조의 섭리인 과학적인 자연 법칙을 어기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금식은 영적 육적으로 회복하는 방법
그러한 의미에서 금식은 영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적으로도 인간을 재생 회복시키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즉, 금식은 신앙적으로는 하나님에게 자신을 비우고 오직 그분에 뜻에 따르겠다는 하나님에의 귀의이며, 육체적으로는 물질 대사 과정에서 지치고 병든 장기와 세포를 안식하게 돕고, 아무리 유기농을 먹더라도 생길 수 밖에 없는 대사 과정의 노폐물(특히 단백질 대사 노폐물)과 몸에 맞지 않는 갖가지 독소와 노폐물들을 배출함으로써 몸을 근본적으로 재생시키는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금식 기도 운동은 오순절 계통의 순복음교회를 통하여 한국교회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한 금식 기도 운동은 질병의 치유와 하나님 앞에서의 치열한 간구를 통하여 믿음을 돈독하게 도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성령의 능력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사랑·기쁨·평화·인내·친절·선행·진실·온유 그리고 절제라는 거룩한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에는 금식에 대한 잘못된 혹은 미흡한 인식과 이해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금식은 하나님 앞에 자기의 뜻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절대 복종의 결단입니다. 기독교의 금식은 일반 사회나 다른 종교의 금식 투쟁이나 금식 수련과 달리 자기의 뜻을 꺾고 자기를 부인하고 오롯이 하나님 앞에 순종을 다짐하는 것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나의 죄의 고백과 아울러 나의 바람과 소원을 하나님에게 청원하는 것이 기도라고 한다면(물론 예수님의 겟세마네에서의 기도처럼 최고의 기도는 그 청원 뒤에 내 뜻대로 마옵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옵시고 입니다만), 금식은 그와 반대로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겠다는 겸비입니다. 그리고 그 겸비는 당연히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이 둘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금식과 기도는 분리되어 생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작년에 사학법 투쟁을 위한 무기한 금식 기도에서 보이듯이 금식 기도라는 명목 하에, 개인이나 집단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하여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금식을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금식이 다 선하고 올바르지 않음은 열왕기상 21장에 나오는 두 가지의 금식을 통하여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아합은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을 때,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는 사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그 금식에 대한 응답으로 엘리야를 보내어 엄중히 경고하고 문책할 때, “아합이 이 모든 말씀을 들을 때에 그 옷을 찢고 굵은 베로 몸을 동이고 금식하고 굵은 베에 누우며 행보도 천천히 한지라”(왕상 21:27)라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아합을 보시고 “아합이 내 앞에서 겸비함을 네가 보느냐. 저가 내 앞에서 겸비함을 인하여 내가 재앙을 저의 시대에 내리지 아니하고 그 아들의 시대에야 그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하셨더라(29)”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두 가지 금식을 통하여 하나님이 모든 금식을 좋게 보시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겸비하여 자기를 뉘우치는 행위로서의 금식만을 좋게 보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올바른 신앙적 금식은 자기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겸비하는 행위이자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신앙행위입니다.
또한 에스라서 8장에 보면 “때에 내가 아하와강가에서 금식을 선포하고 우리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겸비하여 우리와 우리 어린 것과 모든 소유를 위하여 평탄한 길을 그에게 간구하였으니 이는 우리가 전에 왕에게 고하기를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자기를 배반하는 모든 자에게는 권능과 진노를 베푸신다 하였으므로 길에서 적군을 막고 우리를 도울 보병과 마병을 왕에게 구하기를 부끄러워하였음이라. 그러므로 우리가 이를 위하여 금식하며 우리 하나님께 간구하였더니 그 응낙하심을 입었느니라”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미국 장로교에서 사용하는 NSRV 성경책에서는 여기에 나오는 ‘스스로 겸비하여’의 표현을 ‘deny ourselves’라고 번역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성경의 많은 구절에서 하나님 앞에서 겸비하다는 표현은 대부분 자기를 부인한다는 의미입니다.
금식의 장점
먼저 금식은 고대로부터 가장 오래된 질병의 치유법이자 사람은 물론 의사나 약도 없는 모든 생물체들이 본능적으로 자기들의 몸을 고치는 치유법입니다. 금식은 물리학이나 천문학의 법칙과 같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자연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개입을 통하여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교만과 돈을 매개로 하는 의학이(그것이 서양 의학이든 동양 의학이든) 그것을 너무나 홀대하고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금식의 핵심은 휴식을 통한 재생과 재충전 작용 그리고 강력한 해독 작용입니다. 금식을 하면 우리 몸의 에너지의 상당한 부분을 소비하는 소화 기관의 운동이 멈추게 됩니다. 식사를 하게 되면 소화 효소를 만들고, 분해된 음식물이 대사 작용을 거쳐 혈관으로 들어 가게 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금식을 하게 되면 이러한 효소 생산과 대사 활동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치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사와 해독을 위해서 지친 장기들에게는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줌으로써 스스로 재충전과 세포의 재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또한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화 기관이 비정상적이거나 약한데, 이런 경우 금식을 하게 되면 정상 상태로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짐으로써, 소화 기능을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것은 만성 질환만이 아니라. 급성 질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병이 들면 식욕이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소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고, 소화 능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채 분해-흡수되기 때문에 오히려 병이 더 오래 가거나 몸이 더 망가지기 쉽습니다.
금식의 해독 작용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하고 전방위적입니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음식물과 함께 첨가물과 독소도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그럴 경우 소화기관과 간과 신장 등의 기관은 비영양물질을 제거(해독)하기 위하여 운동을 해야만 합니다. 또한 아무리 그러한 첨가물이 없는 자연 생식을 한다고 할지라도 대사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화 부산물,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나오는 몸속 박테리아에 의한 부산물, 그리고 인체가 과잉 섭취한 영양소들과 정상적인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특히 단백질 노폐물)은 반드시 제거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다양한 몸속의 노폐물은 금식을 하는 동안 외부에서 더 이상 노폐물을 만드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 때 몸속의 곳곳에서 잔류하다가 인체의 치유 메커니즘을 통하여 해독되어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이러한 해독 작용이 물만 먹는 완전 금식(금식을 할 때는 당분이 있는 야채효소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을 할 경우에 몸에 원래의 자리에 저장되어 있던 독소와 불필요한 물질들이 혈관과 림프 조직을 순환하면서 방출됩니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하여 금식은 심혈관계 질환과 두통 등의 만성 질환에 가장 강력하게 치유해줍니다.
그러나 몸에 독소를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일수록 이러한 해독 과정에서 생기는 명현 현상(금단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금식을 너무 무모하게 하기보다는 전문가나 잘 아는 분의 지도를 받으면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울러 살을 빼기 위해서 금식을 하게 되면, 몸의 대사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나중에 똑같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되면 몸은 비상시를 대비하여 칼로리를 지방으로 축적하려고 하기 때문에 살이 더 찌는 요요 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따라서 살을 빼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금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섬유소와 영양소가 풍부한 채식 중심의 식생활과 운동을 통해서 살을 빼는 것이 안전하고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금식을 하는 것은 투쟁이나 극기의 훈련이 아니라, 몸과 마음·영혼을 비움으로써, 사슴이 시냇물을 갈급함같이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에 삶의 전체를 맡기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당하심을 생각하면서, 그 고난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가난하고 굶주리는 이웃들과 죽어져가는 모든 자연들을 생각하면서 금식을 한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은 십자가와 더불어 죽고, 다시 재생되는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순절 기간이나 고난 주간에 적어도 3일 정도 금식을 통하여, 우리의 신앙과 몸의 거듭남을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김재일/ 예장생활협동조합 대표·현재 화성에 있는 아름다운성빛공동체에서 농사를 지으며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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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양노회 규칙부 보고 및 결의 청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