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제비뽑기 선거 제도, "수정하고 보완해야"
총회 규칙부, 목사·장로 1,678명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발표
2010년 08월 27일 (금) 16:14:35 고영은
예장합동(총회장 서정배 목사) 규칙부는 8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이춘복 목사)에서 총회 임원 선거 제도 공청회를 개최하고, '총회 임원 선거 제도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678명의 응답자 중 908명(54.1%)은 현행 제비뽑기 방식을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또 574명(34.2%)의 응답자는 현행 제비뽑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제비뽑기를 폐지하고 직접 선거 제도(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93명(11.5%)이었다.
다수의 응답자는 제비뽑기 지지
1,151명 중 1,032명의 총대들도 제비뽑기라는 큰 틀에 공감했다. 하지만 수정․보안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469명(40.7%)보다 현행 제비뽑기를 유지하자고 답한 사람이 563명(48.9%)으로 조금 더 많았다.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비총대 목사·장로들은 앞으로 총회 임원 선거가 현행 제비뽑기 방식을 수정․보완한 제도로 진행되기를 원했다. 비총대 응답자 527명 중 439명(83.3%)이 제비뽑기를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또 11명(2.1%)은 현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직선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74명(14.0%)이었다.
직분별 차이는 없었다. 목사 응답자 822명 중 현행 제비뽑기 방식을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34명(52.8%)이었다. '현행 방식 유지'라고 응답한 사람과 직선제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301명(36.6%)과 87명(10.6%)으로 조사됐다. 724명의 장로 응답자 중 372명(51.4%)은 수정·보완, 271명(37.4%)은 현 제도를 유지하자고 했다.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79명(10.9%)으로 나타났다.
제비뽑기, 금권 선거 억제 효과
설문 조사 결과, 1,678명의 응답자 중 1,482명(88.3%)은 현행 제비뽑기와 이를 수정․보완한 선거 제도를 지지했다. 제비뽑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선거 제도가 직선제로 돌아간다면 금권 선거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총대 목사․장로들도 "과거 임원 선거 과정에서 돈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선거 제도를 정비해 돈을 쓰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했다.
▲ 박광재 규칙부장은 "조사 결과는 제비뽑기 방식의 틀은 유지하되,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제95회 총회에서 교단 발전을 위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예장합동은 금권 선거와 부패 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2001년 제86회 총회 때부터 제비뽑기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9년 동안 시행한 결과, 후보에 대한 검증 절차가 미비하여 후보들의 리더십이 부족하고, 제비뽑기의 신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제비뽑기를 유지하되 수정하고 보완하자는 주장과 직선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총회에서 부딪혔다. 오는 제95회 총회에서도 선거 제도 개선 헌의안이 상정돼 현 제도 유지, 제비뽑기 수정․보완, 직접 선거 제도 지지자들의 공방이 예상된다.
예장합동 규칙부는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거 제도 개선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줄이는 방안과 선거 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박광재 목사(규칙부장)는 "조사 결과는 제비뽑기 방식의 틀은 유지하되,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제95회 총회에서 교단 발전을 위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왔다. 규칙부가 공청회 이후 진행한 종합 토의 시간에 정준모 목사(대구 성명교회)는 "같은 노회 장로님이 총회 규칙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전화하면서 제비뽑기 수정안으로 답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고 했다. 이어 정 목사는 "설문 조사는 공신력 있는 조사 기관에 의뢰해 조사하는 것이 상식이다. 규칙부가 발표한 설문 조사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규칙부 주관으로 예장합동 소속 목사·장로 167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방식은 설문지 배포와 총대를 대상으로 일대일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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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임원선거제도 공청회 인쇄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