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목회이양 관심 ‘최고조’교회세습·담임목사 주도 등 잘못된 목회 이양 벗어나게 될까
승인 2015.11.03 (화) 17:05:20
각 교단을 대표하는 대형 교회들이 후임 목회자를 찾고 있다.
오는 12월 김삼환 목사 은퇴를 앞둔 명성교회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했고, 경동교회는 1년 동안 청빙 작업 끝에 최근 채수일 총장을 후임으로 결정했다. 신촌성결교회 역시 내년 은퇴하는 이정익 목사 후임 찾기에 들어갔다. ‘큰숲운동’으로 건강한 교회분립을 실천하고 있는 안산동산교회는 후임자 선정을 마치고 김인중 목사의 목회철학 계승에 집중하고 있다.
각 교단 대표 교회들의 후임자 청빙은 한국교회에 두 번째로 ‘목회이양의 물결’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한국교회는 1990년 중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1차로 대형 교회들의 후임 청빙 과정을 경험했다. ‘리더십 교체’라는 말로 진행된 1차 목회이양은 △교회 세습의 등장 △카리스마를 가진 담임 목사 주도로 후임 선정 △해외 한인교회 경험을 가진 젊은 목회자 발탁 △동사목회 와 같은 새로운 목회이양 형식 등장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1차 목회이양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두 번째로 맞은 목회이양이 더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긍정적인 목회이양으로 평가받는 교회는 안산동산교회와 신촌성결교회다.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는 2017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 안산동산교회는 작년에 후임자를 선정하고 현재 동사목회를 하고 있다. 김 목사는 조기은퇴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 역시 원활한 목회이양을 위해 조기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청빙위원회는 지난 8월 구성했지만 현재 구체적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 목사는 후임 목회자 선정을 청빙위원회와 성도들에게 맡겨둔 상태다.
이목이 집중된 것은 명성교회와 경동교회다.
명성교회는 9월 말부터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자 선정에 골몰하고 있다. 눈길은 김삼환 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새노래명성교회)의 세습여부에 쏠려있다. 예장통합은 헌법에 세습 금지를 규정해 놓고 있기에, 곧바로 김하나 목사를 후임에 선정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명성교회 청빙위원회가 ‘연로한 목회자를 후임으로 선정한 후 김하나 목사를 다다음 목회자로 선정하는 징검다리 세습을 할 것’ 또는 ‘새노래명성교회와 흡수통합으로 헌법을 피해 세습할 것’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삼환 목사가 은퇴 후에도 청빙을 늦춰 시간을 벌거나, 명성교회에 제3의 인물을 세우고 새노래명성교회에 원로목사로 취임해 힘을 실어주는 방법 등 은퇴까지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물론 김삼환 목사가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로서 본을 보이면서 건강한 리더십 교체의 선례를 남기길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경동교회는 박종화 목사의 후임으로 한신대 총장 채수일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청빙위원회를 꾸린 경동교회는 1년간의 청빙 작업 끝에 채수일 목사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어 당회 또한 청빙위원회의 보고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였고, 10월 11일 열린 공동의회에서 채수일 목사를 청빙하기로 의결했다.
경동교회는 후임목사 청빙과정에서 교회세습이나 담임 목사의 독단적 결정으로 문제가 됐던 전례를 답습하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후임목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채수일 총장은 한신대 총장 재임 중에 하차했다는 ‘무책임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기장 소속 한 목회자는 “경동교회는 채수일 목사 청빙을 최고의 선택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장교단 나아가 한국교회의 정서와 충돌한다는 점에서 경동교회는 자신들의 선택이 최고였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균 송상원 박용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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